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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rewind


감원한파! 살아남지만 기분은 더럽다.

popPa's 일상 2008.03.22 16:25 Posted by pop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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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
봄은 어김없이 찾아오는데 내 마음속엔 봄이 오지 않는구나...

내가 일하는 곳에서도 갑자기 구조조정의 방편으로 감원칼바람이 불고있다. 이곳 저곳, 심지어는 이제 공무원까지도 감원된다는 뉴스를 들어 세상 돌아가는게 어떤지 모르는것도 아니었지만 너무 느닷없이 벌어지는 일인지라 나로선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나는 7대광역시중 한 곳의 복합 멀티플렉스극장에서 일을 한다. 이곳은 흔히들 알고있는 CGV나 메가박스, 롯데시네마등등의 전국체인망을 갖고 운영하는 그런 메이저극장은 아니지만 이 지역에선 나름 전통도 있고 명성도 꽤 괜찮은 개인운영의 중소기업쯤 되는 총좌석 2,000여석이 넘는 복합 상영관이다. 그동안 관객동원 성적도 좋은편이어서 이 지역 순위3위쯤은 고수하는 나름 잘나가는 극장이였다.

그간 `영화산업의 쇠퇴기다, 영화사도 구조조정에 칼바람이 분다` 는 등등의 뉴스가 아니어도 영화를 보러오는 관객수를 보면 현장에서도 지금 경기가 어떤지 충분히 몸으로 절감할 수 있다.
거기에 주변에 하나 둘씩 메이저극장들이 들어서서 관객을 빼앗는 격이되고 경영이 악화되던 다른 극장의 폐업과 점점 영업이 여의치 않아 평일에도 종일심야니 무슨무슨 할인제도니 애쓰는 모습도 보아왔고 잘 나가는 극장의 내가 아는 기사는 비젼이 없음을 예견했는지 갑자기 청소부로 전업했단 소식까지 들었다. `어느 극장이 곧 문을 닫는다더라, 누구누구가 짤렸다더라` 는 이야기도 간간히 들을 수 있었고.....
선전하던 내가 일하는 극장도 이런 흐름에 빗겨 갈수는 없었을것이다.

해마다 줄어드는 영화관람객수에, 요즘같은 비수기엔 사실 월급날 월급받기에도 좀 뭐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극장운영이 안좋게 돌아간다고 해도 갑자기 일어난 감원한파에 당혹감을 지울 수가 없다. 각 부서마다 3~4명씩 감원하고 내가 일하는 영사부서도 특수성을 감안해서 2명선에서 감원한다고 하는데 일단 사태추이를 보자면 본인은 이 2명선에선 빗겨가 있는 듯 하다.
그런면에서 보자면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으나 감원대상으로 지목된 동료들의 얼굴을 맞대하기가 여간 고역인게 아니다.
`내가 아니어서 다행이다`란 내심에 몇 년간 동고동락을 같이하며 불과 며칠 전까지도 매일 밥을 같이 먹으며 이런저런 사는이야기에 서로의 고충과 기쁨과 슬픔까지도 같이하던 사람들인데 오늘 결정된 사람들과 같이 밥을 먹는데 그사람의 낯빛은 뭐라 표현하기도 힘든데 아주 절망적이고 낙담한 어두운 그림자가 얼굴전체에 드리워져 있었고 거기에 뭐라 위로의 말 한마디도 못하겠더라...
감원대상이 내가 아니란 안도감의 한편엔 내가 살아나려면 남이 죽어야 하는 이런 현실에 입맛이 여간 씁쓸한게 아니다. 그간 쌓아온 동료애란것이 `감원`이라는 딱 두 음절에 한낱 껌딱지만도 못한 것이 되고 모래알만도 못한 관계였음에 속이 무지 상한다.

"그럼 여태 장사 잘 될 땐 뭐했냐? 그럴 땐 감안 해 준거 없다가 영업이 좀 안되니 해결책이라고 생각해낸게 고작 직원감원이냐? 사람이 무슨 부속이냐? 필요할땐 잘 쓰다가 안 좋을 땐 바로 떼어내는 그런거냐?" 라고 따지고 싶은 마음도 목끝까지 차 오른다. 그러나 나를 믿고, 나만 바라보며, 나를 의지하는 뒤에 딸린 가족들을 생각하면 상황이 좋지 않게 흘러가도, 불합리한 처사에 할 말이 있어도 꾹,,,,,, 참아야 하는게 바로 가장이다. 이런게 바로 가장의 비애란 것이다. 오죽하면 표도 안 찍어준 이명박 대통령에게 "우리나라 제발 살기 좋은 나라 만들어 주쇼" 라고 비는 마음까지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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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언제나 오묘하여 계절은 만고불변의 법칙으로 흘러간다. 끝날것 같지않던 춥고 긴 겨울도 결국 봄 앞에선 자리를 내어주고 꽃은 피어 갖가지 꽃내음을 온 세상에 퍼트린다. 세상 모든 일들이 하나하나 잘 풀려 돌아가서 나뿐만 아니고 많은 여러 사람들도 봄이 왔음을 알리는 그 향긋한 꽃내음을 있는 그대로 향기롭게 맡을 수 있었으면 더할 바램이 없겠다.

어릴때, 내가 아주 어린 초등학생쯤 이었을때 한번씩 장래희망이 뭔지 쓰는 일이 있었다. 거기엔 갖가지 여러 직업들이 나왔었다. 그때에 나는 '회사원'이란 직업을 꿈꿀때도 있었다.
어찌보면 지극히 평범할지 모르는 이 회사원이란게 살다보니 그리 평범하지만은 않다란것도 일찌감치 깨달았지만 가뜩이나 살기 힘든 세상에 이런일까지 겹치니 자꾸 애꿎은 담배만 연신 피워대고 한숨만 나오고 일도 손에 안잡히고 스트레스만 쌓이며 생각만 자꾸 많아진다...

                  ※이미지는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 중 `절망` 과 `행복한 눈물` 을 인용했습니다.

그냥 가실려구요? 그냥 가면 밉상~

  1. 마르세유 2008.03.23 01:02 신고

    저도 동기가 감원 당하는 꼴을 안도의 표정을 감춰가며 안타깝게 지켜본 적이 있었죠.
    기운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 블로그도 놀러와 주세여 -_- a
    http://blog.daum.net/loch_ness/?_top_blogtop=go2myblog

    • 마주 대할때 기분이 참 복잡다단해요...
      그래서 가급적으로 말 줄이고 모른척하고 그럽니다...
      블로그 놀러 가봤더니 여행위주의 블로그 네요.
      잘 봤습니다~

  2. 2,000석 규모에 광역시에서 매출 3위면 꽤 좋은 멀티플렉스 상영관이네요.
    주말에는 북적북적하는 풍경이 있는 그러한 상영관일 것 같습니다.

    다운로드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박스오피스 규모가 아시아에서는 2위라고 들은 것 같아요. 아마도 추측건데 인원이 아닌, 북미처럼 티켓수입으로 산출된 것 같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요..

    스타벅스, 커피빈 때문에 개인 커피점들이 사라져가고 있듯이, 메이저 상영관들때문일까요. 아니면 모두가 힘들어하는 불경기 때문일까요.

    빅3상영관 중에서는 CGV가 긴축 경영에 들어간 것 같더군요.
    스탭 인원도 줄이고, 회원들의 기존 서비스도 축소하고 그래서 말이 좀 나오더라고요.
    입장권 티켓도 현금 영수증 같은 모양으로 바뀔거라고 하던데..
    CGV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수익을 위해서, 리빌딩을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다면 메이저 상영관들조차도 영업을 하는데 있어서, 무엇인가 체감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일텐데 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불법 다운로드 근절 캠페인만으로 이 모든 악재들을 반전시키기에는 절대적인 요소가 아니라고 생각을 해요. 집에서 다운받아 보는 사람들은 물론 돈 때문에 그런 것도 있겠지만, 극장이라는 문화 공간에 가는 것 자체를 탐탁치않게 여기는 사람들이거든요.
    결국 극장에 가는 사람들의 여가 타켓이 다른 쪽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인데..
    참 정말 모르겠습니다. 말이 좀 길어질 것 같아서 이만 줄이지만, 우리나라의 극장 운영과 마케팅 방향은 확실히 잘못되어도 보통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을 하고요.

    힘 내세요.. 제가 이런 말씀드릴 처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힘 내셔야죠..

    • 문제는 배트맨님이 언급하신 부분도 있지만 간단한게 아니고 복합적이고 유기적인것으로 보이네요.
      제가 듣기로도 CGV뿐만 아니고 여타 메이저급 극장들도 인원축소 한다는 말을 들은것 같네요.

      흠...더 큰 제 고민은 대기업이나 구조조정등으로 다시 회사가 정상화 되겠지만 이런 극장들은 다시 회복될것 같지않아서 비젼문제가 큰 고민이네요.
      감원된만큼 그 빈자리를 더 매꿔야 하는 고충도 있고요... 힘은 내야죠 그래도 ㅎㅎ 다 잘 되겠죠 뭐~

  3. 그동안은 어렵다는 얘기를 들어도 별로 피부에 와닿지 않았는데 글을 읽고나니 참...무섭습니다.
    좋은 데로 옮기는 거라면 그나마 웃으며 보내줄 수 있을텐데...
    회사 입장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재취업의 길이 요원한 현실에서 구조조정 바람까지 불면
    참 일할 맛 안 나겠어요.ㄷㄷ

  4. 저도 회사가 합병되면서 여러가지 꼴을 지켜봤지요. 40대 부장님들 갖가지 명목을 달고 쫓아내려는 사장과 인사팀장. 주로 인사팀장이 악역을 맡았지만.. 우리본부가 없어지는데, 그동안에는 그만두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안일하게 직장생활하던 동료가 갑자기 이렇게 회사를 날 수없다고 전사처럼 나서며 버티고... 결국 몇달 후 짤릴 거면서 발버둥치던 부장님들... 나대신 누가 그만둬 주었으면 하는 이기적이고 살의어린 눈초리들... 몇년이 지나도 생각해 보면 사람들이 무섭고 가슴이 아립니다. 그 때 가장도 아니고 개인적인 사정도 있고 해서 때 맞춰 사표제출은 했지만 남은 사람들 중 때를 잘 넘긴 사람들은 지금껏 잘 있더군요. 인건비 좀 줄이고 나면 회사가 숨좀 돌리니까요. 다행히 합병한 회사의 실적도 좀 좋아졌고... 그런데 재미는 좀 덜하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사람냄새가 좀 가셔서... 요즘은 어디나 살기어린 직장이 넘치죠. 사람냄새나는 직장생활을 위해 화이팅해 주시고 퇴사하시는 분들을 부디 따뜻이 감싸고 잘 챙겨주시기를 바랍니다. 언제 또 그런 입장이 되실지는 아무도 모르잖아요. 안 되시면 다행이고.

    • 사람 냄새나는 직장생활을 하자는 님의 말씀엔 공감 많이합니다. 떠난 사람도 있는 사람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일겁니다. 비록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새 인생 설계를 해야하는 사람들이 더 힘드시겠지만 남아있는 사람들의 고충도 나름 많네요...

      아직까지도 회사가 크게 나아진 점이 없는지라 말씀하신것처럼 저 역시도 그런 입장이 언제 되지말란법 없다는 생각은 항시 합니다. 그냥 마음속으로 좋아지길 바랄 수 밖에 없고요...

  5. 재미를 찾아서.. 2008.09.06 10:38 신고

    요즘 어느조직이든 동료라는 인식이 희박한 수준으로 가고 있죠.
    동료가 아니고 경쟁상대로...열심히 일하는 조직이 되면 좋은데 열심히 머리 굴리는 그런 조직으로 변해가는 현실이 좀 안타깝죠(작은 여의도라고 할까)
    감원은 이제는 의례 행사로 되었고,여기 이런 행사에 언제부턴가 바로 옆에 있는 동료들이 동참을(아주 안좋은거죠) 하고 있는 현실에서 사람이 싫고 조직이 싫어지는 가장 큰 이유겠죠.
    서로가 혹시나 나중에 사는게 힘들더라도 힘든대로 사시고 살면서 남에게 들어서는 안되는 말들이 있습니다.하루 한끼 먹고 말지라도 꿋꿋하게 그런 소리 듣지말고 사람답게 삽시다.요즘 세상에 그리 살면 빌어먹는다고 합니다.저는 빌어먹더라도 그리 살렵니다.
    이런 얘기하면 제 주변에서 머라고 하냐면..
    배지가 덜 고픈게 그런 소리 하지... 합니다.
    - 오늘도 버거움 속에서도 즐거움을 찾습니다-

    • 말씀처럼 요즘 세상살이엔 정이 메말라가는 세태입니다. 아무리 경쟁 사회라 해도 사람답게 살아야 될텐데 말이죠. 모쪼록 나라경제가 잘 돌아가서 일하는 사람 모두가 걱정없고 즐거운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마지막 줄의 글이 인상적이군요. 긍정적인 사고를 지니셔서 그 글을 보는 저도 기분이 좋아지는데요?^^ 다 잘 될겁니다! 잘되고 말고요!!!